시작은 한 달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2월 말쯤부터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침을 삼킬 때 목이 아프더니 급기야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워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편과 나는 일요일 저녁 늦게 먹은 멕시카나 치토스 치킨 탓을 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분명 역류성 식도염이 생긴 걸 거라고.

며칠만 늦게 안 먹으면 상태가 좋아진다는 이야기에 일주일 동안 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이번에는 목 통증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목 중앙 부분을 누르면 아팠다. 그제야 우리는 역류성 식도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쳤다.
아무래도 목이 아픈 거니까 단순하게 이비인후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군데의 이비인후과를 가보았다. 첫 번째 병원에서는 임파선염 같다고 했다.
3일치 약을 지어주어서 복용. 약을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약을 다 먹으니 다시 아프기 시작.
두 번째 이비인후과에 방문. 열을 쟀는데 약간 미열이 있었다. 기침과 가래는 없다고 했는데 감기로 판단.
5일치 약을 지어주어서 복용. 똑같이 약을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약을 다 먹으니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세 번째 이비인후과에서는 목 내시경을 하였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고 했다. 진짜 역류성 식도염은 있긴 있었다.
다만 열이 있고, 몸살처럼 몸이 아픈 증상은 설명되지 않았다. 어쨌든 소염제 처방을 받았다.
이날 밤 잠을 한숨도 못잤다. 밤새 목이 아프고, 식은땀이 뻘뻘났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 이것은 이비인후과에서 못 고치는 병이라는 사실을 깨달음. 이제서야…
씻고 보니 목이 많이 부어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목을 누르면 통증 증상에 갑상선염이 있었다.
아무래도 갑상선염일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왜 지금 든 느낌이지?
어쨌든 예전에 갑상선 혹 때문에 갔던 병원으로 남편과 같이 갔다.
그리고 (아급성 갑상선염) 진단을 받았다. 피검사 결과 갑상선 항진 증상이 있다고 했다.
아급성 갑상선염은 항진증으로 갔다가 저하증으로 갔다가 다시 정상이 된다고 하였다.
그냥 두어도 저절로 낫는 병인데 증세 호전을 위해 약을 지어주셨다. 스테로이드 약임.
진짜 먹으니까 바로 괜찮아졌다. 일주일 정도 열심히 챙겨먹으니 완전 회복.
3주 정도 고생하고, 살이 5킬로그램이 빠지고 그랬지만 어쨌든 무슨 병인지 알아내고 회복하였다.
통증이 있으면 약을 먹으며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1주일 정도 지난 다음에 거의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다.
피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
2개월쯤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진짜 매우 아팠다.
무슨 병이든 지나간 후에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내가 겪었던 증상을 정리해보자면
1. 목 중앙 부분의 통증, 만지면 아픔.
2. 침 삼킬 때 아픔.
3. 약간의 미열
4. 온몸이 몸살처럼 쑤시고 아픔.
5. 턱 부분 통증이 있음.
6. 두통도 약간 있었던 것 같음.